미국 남부, I-85 고속도로를 따라 수많은 공장과 회사들이 늘어서 있는 이곳 직장 스펙트럼에서는 정말 온갖 인간군상을 마주치게 됩니다. 화기애애한 사내 분위기 속에 훈훈하게 일하면 오죽 좋겠냐만은, 살다 보면 볼 꼴, 못 볼 꼴 다 보며 눈물 젖은 빵을 씹어야 하는 순간도 오기 마련입니다.

특히 가장 악질적인 순간은 돈으로 장난치는 고용주를 만났을 때입니다. 오버타임 수당을 은근슬쩍 깎아버리거나, 주기로 했던 성과급을 핑계를 대며 떼먹고, 심지어 부당하게 해고해 놓고 나몰라라 하는 억울한 일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평범한 직장인들: "에휴, 똥 밟았다 치자"

보통의 직장인들은 이런 부당한 일을 당하면 깊은 한숨부터 내쉬어집니다. "비자 문제도 걸려있는데...", "변호사 비용이 더 나오겠다...", "영어로 싸우기도 머리 아픈데 괜히 일 커지면 어쩌지?"

결국 밤늦게 집 리쿼스토어에서 소주 한 병 사 와서 마시며 에휴, 똥 밟았다고 생각하고 액땜하자 하고 유유히 퇴사하거나 꾹 참고 넘어갑니다. 악덕 사장들은 바로 이 지점을 노립니다. 지들이 미국 법을 알겠어? 영어로 소송할 배짱이나 있겠어? 하면서 콧방귀를 뀌는 것이죠.


잠자고 있는 '남부 전사'의 각성

하지만 악덕 사장님들이 간과하는 게 있습니다. 세상은 넓고, 건드리지 말아야 할 숨어있는 남부의 전사들을 건드리는 순간 판이 뒤집힌다는 사실입니다.

평소에는 구석 자리에서 묵묵히 일만 하고, 회식 자리에서도 조용히 고기나 굽던 선량한 동료가 있습니다. 불평 한마디 안 해서 회사는 이 친구를 순하디순한 호구로 본 것이죠. 하지만 보너스를 떼먹고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순간, 그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내면에 잠들어 있던 남부 전사의 피가 깨어난 것입니다.

"말로 해서는 안 될 판이구나."

남부 전사는 조용히 가방을 싸 들고 노동법 전문 변호사 사무실의 문을 두드립니다.


변호사의 나라, 미국의 매운맛

이곳이 어딘가요? 바로 승냥이 같은 변호사들이 우글거리는 미국입니다.

증거 자료와 계약서를 훑어본 변호사의 눈빛이 번뜩이기 시작합니다. 승소 가능성과 합의금의 냄새를 맡은 변호사는 "걱정 마라, 초기 비용은 받지 않겠다(No Win, No Fee)"며 수수료를 딜로 걸고 전사의 등에 날개를 달아줍니다.


소송이 시작되는 순간, 갑과 을의 위치는 사정없이 역전됩니다.

회사로 통지서와 엄청난 양의 서류 제출 요구가 날아드는 순간, 배짱 튕기던 사장님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려버립니다. 소송이 장기화될수록 회사가 로펌에 지불해야 하는 시간당 수백 불짜리 변호사 수수료 메타기는 미친 듯이 돌아가고, 판사 앞에 서면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얻어맞을 위기에 처합니다.

결국 사장님은 은밀하게 합의를 요청해 옵니다. 전사는 떼먹혔던 원래 돈은 물론이고, 영혼의 상처에 대한 넉넉한 추가 보상금에 변호사비까지 싹 다 얹어서 털어냅니다. 똥 밟았다고 참던 시대는 끝났고, 회사가 잠자고 있는 전사를 깨워버린 것입니다.


관상으로 못 가려내는 전사들, 정답은 상생

그렇다면 악덕 사장 입장에서 면접 볼 때 숨은 전사들을 미리 찾아내서 피할 수 있을까요? 단언컨대 절대 못 찾습니다.

그 전사는 지금도 둘루스 국밥집에서 조용히 밥을 먹고 있을 수도 있고, 몽고메리에서 장을 보고 있을 수도 있는, 우리 주변의 지극히 평범하고 친절한 이웃입니다. 겉보기엔 그냥 조용한 엔지니어이자 순박한 직장인일 뿐입니다.


결국 해답은 아주 명확하고 단순합니다.

회사는 꼼수 부리지 말고 계약대로 정직하게 대우하고 지킬 약속을 지키는 것. 직장인은 받은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것.

서로 헛머리 굴리지 않고 깔끔하게 윈윈하는 것만이, 오늘도 I-85 고속도로 주변의 수많은 회사들과 직장인들이 피 흘리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유일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