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gxEPV4kolz0
전 세계 어느 펍이나 바에서든 전주곡의 하모니카 소리만 들리면 모든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맥주잔을 들어 올리는 마법의 노래, 빌리 조엘(Billy Joel)의 1973년 작 Piano Man.
1. 철저한 100% 찐 경험담
이 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놀랍게도 모두 실존 인물입니다.
- 피아노 맨 '빌 마틴': 1970년대 초, 빌리 조엘은 첫 앨범이 폭망하고 소속사와의 악덕 계약에 묶여 위기를 맞습니다. 위약금을 피해 고향 뉴욕을 떠나 LA로 도망친 그는 생계를 위해 빌 마틴이라는 가명으로 동네 피아노 바에서 6개월간 알바를 뛰게 됩니다.
- 노래 속 등장인물들: 바텐더 존, 부동산 중개인 자격증을 따고 소설을 쓴다며 허세를 부리던 폴, 평생 해군으로 살 것 같은 데이비, 그리고 정치 얘기를 하던 할아버지까지 모두 그가 피아노를 치며 관찰한 실제 단골손님들이었습니다. 심지어 웨이트리스로 등장하는 여성은 훗날 그의 첫 번째 아내가 됩니다.
2. 왜 이 노래가 국민가요일까?
이 노래는 화려한 스타의 삶이 아닌, 평범한 소시민들의 고단함과 연대감을 기가 막히게 포착해 냈기 때문입니다.
- 가장 유명한 가사 중 하나인 They're sharing a drink they call loneliness, but it's better than drinking alone. (그들은 외로움이라는 이름의 술을 나눠 마시지, 그래도 혼자 마시는 것보단 나으니까)는 삶의 무게에 지친 미국인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대변합니다.
- 회사에서 치이고, 원하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늦은 밤 허름한 바에 모여 피아노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잠시나마 현실의 시름을 잊고자 하는 감정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https://youtu.be/7ZiZxi0YgRk
3. 어디서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나요?
이 곡은 밤이 깊어질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노래입니다.
- Pub 라스트 오더: 자정이 다 되어가는 늦은 시간, 동네 로컬 펍에서 영업 종료를 앞두고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DJ나 라이브 밴드가 무조건 틀어주는 일종의 엔딩 요정 같은 곡입니다. 후렴구가 나오면 서로 모르는 사람들도 어깨동무를 하고 떼창을 하는 진관경이 펼쳐집니다.
- 뉴욕 메츠 야구장: 뉴욕 태생인 빌리 조엘의 상징성 때문에, 메츠 홈구장인 시티 필드에서는 8회 말 휴식 시간에 관중 전체가 이 노래를 떼창하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스트레스 받고 머리를 쥐어짜며 스트레스를 받은 날, 퇴근길 꽉 막힌 I-85 고속도로를 뚫고 동네에 도착했을 때 딱 듣기 좋은 노래입니다. 차 안에서 볼륨을 높이고 하모니카 소리에 몸을 맡기거나, 시원한 캔맥주 하나를 따며 들으면 그날의 피로가 싹 씻겨 내려가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