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밸리(Valley)에서 살던 시절이 잠시 떠올라서 눈물이 살짝 나네요.

흔히들 알고있기로 "집에 개미가 있으면 바퀴는 안 나온다", "바퀴가 있으면 개미는 없다"라고들 하죠? 저 역시 그게 진리인 줄 알았습니다. 이 집에 입주하기 전까지는요. 팔이 간질간질해서 쳐다보면 개미가 기어가고 있고, 물 마시러 부엌에 가면 '그 녀석'이 산책을 하고 있는 환장의 콜라보레이션!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지만 너무나 생생한 그 시절, 제 멘탈을 지켜주고 저를 '벌레 퇴치 전문가'로 만들어준 영혼의 구원템 2가지를 전격 공개합니다.


1. 개미 군단 퇴치 스페셜리스트: Terro Liquid Ant Baits

개미는 한 마리가 보였다면 이미 늦은 겁니다. 이놈들은 페로몬을 쫙쫙 뿌리며 길을 개척하기 때문에, 정찰병 한 마리가 나타났다는 건 곧 대군이 몰려온다는 끔찍한 신호죠. 하지만 당황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테로(Terro)가 있습니다.

전문가의 실전 세팅법:

1. 개미를 발견하면 바로 죽이지 말고 셜록 홈즈로 빙의해 동선을 트래킹 합니다.

2. 이놈들이 줄지어 나오는 근원지(입구)를 찾습니다.

3. 액체가 흡수되지 않는 재질(플라스틱 쪼가리나 은박지 등) 위에 테로 용액을 아주 큼지막하게 한 방울 짜놓습니다. 아니면 그냥 테로를 설치해도 되지만 재미없더라구요.

관전 포인트: 약을 설치하고 하루정도 기다리면, 개미 대군들이 용액 주위로 새까맣게 모여들어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회식을 시작합니다. 이 달달한 독약을 배 터지게 먹고 본진으로 돌아가 여왕개미에게 먹여서 식민지 전체를 멸망시키는 원리입니다. (나름 팝콘 각! 지켜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2. 이름조차 쓰기 싫은 '그 녀석들'의 저승사자: Maxforce FC Magnum

남부의 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아파트 계단을 올라갈 때 어둠 속에서 부스럭거리던 그 거대한 '그녀석'들의 공포... 어우,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습니다. 집 안에 침투한 녀석들에게는 맥스포스 겔(Maxforce FC Magnum)이 직방입니다.

전문가의 실전 세팅법:

  1. 종이를 아주 작게(손톱만 한 크기로) 여러 장 자릅니다.
  2. 주사기 형태로 된 맥스포스 겔을 잘라둔 종이들 위에 조금씩 짜놓습니다.
  3. 냉장고 뒤, 싱크대 아래 구석, 신발장 틈새 등 녀석들이 은밀하게 다닐 만한 어두운 구석구석에 이 종이들을 밀어 넣어 설치합니다.

관전 포인트: 이 약 역시 먹자마자 바로 죽는 게 아닙니다. 맛있게 식사한 뒤 소굴로 돌아가서 죽고, 그 사체를 동료들이 나눠 먹으며(?) 연쇄적으로 소굴 전체가 초토화되는 시스템입니다. 개미와 달리 녀석들이 모여서 밥 먹는 모습은 절대 보고 싶지 않으므로 구석에 잘 숨겨두기만 하시면 됩니다.


미국 남부의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본의 아니게 해충들과 영토 전쟁을 벌이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이 두 가지 아이템부터 꼭 구비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평화로운 남부 생활을 지켜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