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번 지역의 스타벅스 변천사를 기억하시나요? 타이거 타운에 단 하나뿐이었던 그 시절,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시험 기간의 치열한 공부방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오랜 친구와 서너 시간 수다를 떨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 든든한 아지트였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알던 그 스타벅스 감성은 희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1. 커피 하우스가 아닌 음료 제조 공장이 된 현주소

스타벅스의 수장이 된 브라이언 니콜조차 취임 후 매장을 둘러보며 따뜻한 사랑방이 아니라 공장 바닥 같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제가 느낀 것처럼 코로나19를 거치며 스타벅스는 효율성이라는 괴물에 잡아먹혔습니다. 모바일 주문 비율이 30%, 드라이브 스루가 40%를 넘어서면서 매장은 앉아서 즐기는 공간이 아니라, 쏟아지는 주문을 쳐내기 급급한 전쟁터가 되었죠. 바리스타들은 손님과 눈을 맞추는 대신 라벨 프린터에서 쏟아지는 주문 스티커를 보기에 바빠졌고, 우리는 소파 대신 딱딱한 의자나 아예 의자가 없는 매장에서 음료가 나오기만을 서서 기다리는 픽업 손님이 되어버렸습니다.


2. 테이크아웃 문화가 앗아간 제3의 공간

과거 스타벅스의 성공 비결은 집(제1의 공간)도 직장(제2의 공간)도 아닌, 제3의 안식처가 되어준다는 철학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서비스는 빨리 가져가서 나가라는 식으로 변했습니다. 이제 스타벅스에 앉아서 진득하게 대화를 나누는 풍경은 어색해졌습니다. 그냥 어디 이동할 때 손에 들고 가는 패스트푸드 커피가 되었죠. 매장 내 콘센트는 줄어들고, 설탕이나 크림을 직접 넣던 컨디먼트 바마저 사라지며 스타벅스니까 간다는 충성심보다는 주변에 있으니까 간다는 타성이 앞서게 된 것입니다.


3. 쏟아지는 대안들, 그리고 스타벅스의 내리막길

스타벅스가 효율성에 집착하는 사이 세상은 변했습니다. 어번과 오펠라이카 주변만 봐도 스타벅스보다 훨씬 훌륭한 원두를 쓰고,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편안한 좌석을 제공하는 로컬 카페들이 너무나 많이 생겼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선택지가 많습니다. 굳이 비싼 돈을 내고 공장 같은 분위기에서 줄을 서기보다는, 나를 알아봐 주는 바리스타가 있고 공간의 여유가 있는 다른 카페로 발길을 돌립니다. 브라이언 니콜 CEO가 메뉴를 30% 줄이고 매장에 의자를 다시 놓고 종이컵에 이름을 적어주는 등 본질로의 회귀를 외치고 있지만, 한 번 돌아선 대중의 마음과 이미 높아진 로컬 카페들의 수준을 이기기엔 역부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타이거 타운 스타벅스에서 친구 기다리던 그 시절이 그립네요. 여러분은 요즘 스타벅스 어떻게 이용하시나요? 여전히 여러분의 아지트인가요, 아니면 그저 커피 정류장인가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