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앨라배마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그 어느 누구도, 심지어 이 지역에서 오래 살았던 회사 사람들조차 말해주지 않았던, 하지만 여러분의 자산 형성에 가장 치명적인 미국 집 사기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영주권 나오면 떠날 건데, 집을 왜 사?"

제가 처음 앨라배마에 발을 디뎠을 때도 그랬고, 지금 새로 오는 직장인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겁니다. 타주에서 살다가 앨라배마로 오게되면 이런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여기 평생 살 것도 아닌데, 영주권만 나오면 미시간이나 캘리포니아, 아니면 한국으로 갈 건데 굳이 이 시골에 집을 사야 하나?" 저 또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부동산은커녕 오늘 점심 뭐 먹을지, 주말에 어디 놀러 갈지만 고민했죠. 주변의 그 어떤 선배나 팀장, 어른들도 제게 "너 여기 온 김에 집부터 알아봐라"라고 진지하게 조언해 준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한번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이 지금 앨라배마에 이제 막 도착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영주권이 나올 때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나요? 운이 정말 좋아서 빛의 속도로 진행돼도 최소 4년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문호가 닫히고, 서류가 펜딩되고, 이런저런 변수가 겹치면 보통 6년에서 8년은 금방 지나갑니다. 저 또한 제가 앨라배마에서 10년을 있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만약 제가 처음 왔을 때 이 사실을 정확히 알았더라면, 저는 뒤도 안 돌아보고 오자마자 집부터 샀을 겁니다.


렌트비는 사라지는 돈이지만, 집은 쌓이는 자산이다

지금 여러분이 매달 내고 있는 렌트비 $1,000, $1,500... 그 돈이 다 어디로 가고 있나요? 그건 그냥 길바닥에 뿌리는 돈입니다. 집주인의 모기지를 여러분이 대신 갚아주고 있는 꼴이죠. 하지만 집을 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물론 모기지 페이먼트가 렌트비보다 조금 더 비쌀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내 집의 원금을 갚아나가는 저축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돈이 넉넉하면 좋은 집을 사면 되고,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내 형편에 맞는 집을 사면 됩니다. 특히 혼자 사는 싱글이나 신혼부부라면 룸 렌트라는 강력한 치트키가 있습니다. 내 집에서 살면서 남는 방 하나둘을 동료나 학생에게 렌트를 준다고 생각해 보세요. 내가 실제로 부담하는 거주 비용은 렌트로 살 때보다 훨씬 저렴하게 내 집에서 살면서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앨라배마 특히 어번(Auburn)이라는 입지의 힘

특히 우리가 사는 이 어번이라는 동네를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이곳은 한국인 직장인 수요가 끊이지 않는 곳이고, 어번 대학교라는 확실한 학생 수요가 있는 곳입니다. 설령 여러분이 6년 뒤에 영주권을 받고 다른 주로 이직을 한다고 칩시다. 그때 가서 집을 팔아도 되고, 아니면 하우스 전체를 렌트로 돌려도 됩니다. 어번은 렌트 수요가 워낙 탄탄해서 공실 걱정이 거의 없는 동네입니다. 내가 떠난 뒤에도 매달 따박따박 들어오는 달러 수익형 부동산을 하나 소유하게 되는 셈이죠.

지난 10년을 돌아보니 가장 후회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6년에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날려버린 그 수만 불의 렌트비... 그 돈이 내 집의 자산으로 쌓였다면, 그리고 그동안 오른 집값의 차익까지 생각한다면 제 자산은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나 있었을 겁니다.


새내기 직장인들에게 전하는 진심

이제 막 앨라배마에 온 여러분들, "나중에 떠날 거니까"라는 핑계로 오늘 여러분의 자산이 증발하는 것을 방치하지 마세요. 앨라배마에서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고, 부동산은 그 시간을 절대 배신하지 않습니다.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여러분이 낯선 타국 땅에서 고생하며 벌어들인 피 같은 돈을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방패입니다.

지금 당장 질로우(Zillow)를 켜고 어번에 새로 생기는 커뮤니티들을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주변 부동산 에이전트와 상담하세요. 여러분의 6년 뒤, 10년 뒤 미래가 "그때 집 사길 정말 잘했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하지만, 지금 당장 '묻지마 매수'를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현실적인 경고의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제가 집을 사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부동산에 항상 관심을 두고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지, 오늘 당장 아무 집이나 계약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은 금리가 매우 높은 시기입니다. 무리하게 높은 이율로 집을 샀다가 매달 나가는 페이먼트가 감당이 안 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는 반드시 내려가는 사이클이 옵니다. 그때가 바로 여러분이 낚아채야 할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