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내 한국 배터리 회사들은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과 급변하는 미국 정책 환경으로 인해 유례없는 도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1. 뼈아픈 현실: 완성차 업체들의 변심과 가동률 하락
미국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속도 조절은 배터리 업계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 동맹의 균열: 포드가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줄이고 하이브리드로 선회하면서 LG엔솔과의 대규모 공급 계약이 종료되거나 SK온과의 합작법인 투자 지출이 연기되는 등 배터리 동맹에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 공장 가동률 급락: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면서 SK온의 가동률이 많이 떨어졌으며, LG엔솔 역시 고정비 부담으로 실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 정책 리스크: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최대 7,500달러의 EV 세액공제 혜택이 조기 종료되거나 연비 규제가 완화되면서, 2026년 미국 전기차 판매 증가율 전망치는 12~15%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2. 새로운 탈출구: ESS(에너지저장장치)가 살길이다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배터리 3사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폭증한 전력 수요를 겨냥해 ESS 시장으로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 생산 라인 전환: LG엔솔은 미시간 공장 등의 전기차 라인을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라인으로 전격 전환하며 북미 수요에 대응 중입니다.
- 중국산 대체 수요: 2026년부터 미국이 중국산 ESS 배터리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그 빈자리를 조 단위 수주로 채우고 있습니다.
- 시장 주도권 경쟁: 최근 한국 정부의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SK온이 많은 물량을 확보하며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외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합니다.
3. 2026년 이후의 전망: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
2026년은 폭발적인 성장보다는 내실 경영과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해가 될 것입니다.
- 가격 경쟁력 확보: 하이니켈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에서 벗어나 보급형 전기차를 위한 LFP 및 중저가형 제품 비중을 늘려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 AI 기반 효율화: 공장 운영 및 소재 개발에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30% 이상 높이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입니다.
- 회복 시점: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 시기를 2027~2028년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2026년은 ESS 성과를 통해 이 기간을 버텨내는 인내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