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분들, 그리고 미국 생활이 아직 익숙지 않은 분들께 꼭 공유하고 싶은 제 뼈아픈 경험담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바로 첫 자동차 사고, 그리고 그 이후의 대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H마트 사거리에서 일어난 작은 접촉 사고.
알라바마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가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H마트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정차하고 있었죠. 그때 '쿵'하는 작은 충격과 함께 뒤에서 오던 차가 제 차를 받은 것이었죠. 차를 살펴보니 정말 살짝 부딪혔는지, 눈에 띄는 흠집이나 손상도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상대방분도 미안해했고, 저 역시 '이 정도는 괜찮겠지' 싶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무조건 경찰을 불러야 한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차 손상도 없는데 굳이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냥 명함만 받고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협박하는 겁니까?" 끔찍했던 며칠 뒤
사고 후 2~3일이 지났을 때부터였습니다. 괜찮을 줄 알았던 허리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져 나중에는 아파서 잠을 설치는 날도 있었습니다. '이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싶어 용기를 내어 상대방분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죠. 하지만 수화기 너머로 돌아온 것은 걱정이 아닌, 차갑고 날카로운 한마디였습니다. "지금 저 협박하는 겁니까? 다시는 연락하지 마세요." 전화는 그대로 끊겼고, 저는 그 자리에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처음겪는일에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더라고요.
뼈저리게 깨달은 교훈: 미국에선 '문서'가 전부다
다행히 제 허리 통증은 근육이 놀랐던것인지 얼마 지나지않아 괜찮아졌습니다. 만약 차가 많이 부서지는 큰 사고였다면 저 역시 당연히 절차대로 경찰을 불렀을 겁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피해가 눈에 거의 보이지 않았기에, '이 정도 일로 유난 떨 필요 있나' 하는 생각으로 넘어갔던 것입니다. 며칠 뒤에 제 몸이 이렇게 아파올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으니까요.
이 경험을 통해 저는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미국은 모든 것을 '문서'와 '절차'로 증명하는 사회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특히 잘잘못이 명확해야 하는 자동차 사고에서는 이 원칙이 더욱 냉정하게 적용됩니다. 나의 친절이나 상대방의 구두 약속은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자동차 사고 발생 시, 절대 타협하면 안 되는 원칙
부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작은 사고라도, 상대방이 아무리 좋은 사람처럼 보여도, 아래 원칙은 무조건 지키세요.
- 무조건 911에 전화해서 경찰을 부르세요. 차가 살짝 긁힌 수준이라도, 몸이 전혀 아프지 않아도, 무조건 경찰을 부르는 것이 미국의 표준 절차입니다. 이게 일을 크게 만드는 게 아니라, 나를 보호하는 가장 첫 번째 단계입니다.
- 경찰에게 레포트 번호를 받으세요. 경찰이 작성한 'Police Report'는 사고의 모든 것을 증명하는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법적 문서입니다.
- 사진 등 증거를 최대한 많이 남기세요.
- 사고 직후 바로 보험회사에 연락하세요. 경찰 리포트 번호와 함께 내 보험회사에 즉시 사고 사실을 알려야만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린마음에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마음이 때로는 나를 가장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철저한 절차만이 나의 몸과 재산을 지켜준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고, 항상 안전 운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