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에서 오래 살다 보면 느끼는 공통적인 분위기가 있습니다. 대도시처럼 연봉 차이가 극단적이지 않고, 비슷한 회사를 다니며 다들 비슷비슷한 수준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중산층의 삶입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우리는 월급으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거대한 자산의 계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목격했습니다.
1. 타이밍이라는 이름의 자산 상승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집을 샀던 사람과 사지 않았던 사람. 이 단순한 차이가 이제는 인생의 경로를 바꾸는 결정적인 분수령이 되었습니다. 당시 20대 후반와 30대 초였던 우리에게 자산 가치나 인플레이션 방어 같은 개념은 낯설었습니다. 그저 결혼해서, 혹은 때가 되어서 집을 마련했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산 상승이라는 열차에 올라타게 되었습니다.
2. 저금리와 유동성이 만든 거대한 파도
팬데믹 기간 미국 정부는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엄청난 돈을 풀었고, 이자율은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이때 집을 산 사람들은 낮은 이자율로 대출을 받아 자산 상승의 혜택을 온전히 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느끼기에는 주택 가격이 코로나 이후 50%이상은 뛴 것 같습니다. 30만불 집이였다면 45만불이 될 정도로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3. 월급은 그대로인데, 집값은 하늘로
코로나가 지난 몇년 이후 뒤늦게 집을 마련하려던 사람들은 이제 두 가지 거대한 벽에 부딪힙니다.
- 폭등한 집값: 불과 몇 년 전 가격으로는 조그만 아파트조차 사기 힘들 정도로 매매가가 올랐습니다.
- 살벌한 이자율: 3%대였던 모기지 이자율이 6~7%대를 넘나들면서,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2019년 대비 약 45%나 증가했습니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이제 평범한 직장인이 월급을 아끼고 모아서는 도저히 저 차이를 메울 수 없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비슷한 연봉을 받으며 옆자리에서 일하지만, 한 명은 자산 가치가 수십만 달러 오른 집에서 여유롭게 살고, 다른 한 명은 치솟은 렌트비와 집값을 보며 한숨을 쉬는 자산 양극화의 시대가 온 것입니다.
마치며: 조용한 위기 속에 던져진 질문
앨라배마, 조지아에서의 중산층 자산 격차는 이제 노력의 영역이 아닌 타이밍의 영역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당시의 선택이 5년이 지난 지금 이토록 엄청난 결과로 돌아올 줄 당시에 누가 알았을까요? 온라인상에서 20억이 은퇴 자금으로 적네 많네 하는 높은 눈높이의 논쟁보다, 내 이웃과의 소리 없는 자산 격차가 더 뼈아프게 다가오는 2025년의 현실입니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